민여사의 일상 과 생각

교통 봉사 와 젤리뽀

민여사 2021. 11. 19. 14:15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정말...

7시 50분! 예전에 휴대폰 달력 일정에

'교통'이라고 저장해 놓은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는!!!

 

8시 10분까지 가서 내가 배정받은

위치에서 교통 봉사를 해야 하는데

학교가 바로 앞이지만 집에서 나가

학교 가서 조끼와 깃발을 들고 내가 배정 

받은 위치에서 등교 교통 봉사를 하려면

8시에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

 

 

이런 이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눈만 뜨고 이불속에 있는 아이들을

재촉해서 이불 밖으로 내보내고

후다닥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아이들 아침으로 먹을 프라이팬에 굽고

있는 치즈떡에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첫째에게 얼른 가스불을 끄고 떡을

꺼내라고 한 뒤 이를 닦으면서 둘째가

입고 갈 옷을방바닥에 꺼내놓는다.

8시다!!

" 엄마 먼저 갈게~얼른 먹고 씻어~"

후다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학교까지 뛰어간다.

조끼와 깃발을 챙겨 들고 내가 배정받은

곳에 와서 선 뒤에야 한 숨을 돌린다.

 

도로변에 주차해 놓은 차량 때문에 

차가 오는지 보려면 횡단보도 1/3을

건너가서 봐야 한다.

아이들의 특성상 양쪽을 안 살피고

막 뛰어가는 경우가 있어 

교통봉사를 설 때 주의해야 한다.

 

교통 봉사를 서 보니

기분 좋게 '잘 다녀와'~인사를 해도 대꾸도 

없이 그냥 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먼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가는 아이도 있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 게 기분은 더 좋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라고 다시 얘기를 해야겠다.

 

그리고 한 여학생은 '잘 다녀와~'인사를 하니

'잠깐만요' 하며 주머니에서 뭘 꺼낸다.

아이가 학교에서 먹으려고 준비해 간 듯한데

'젤리뽀'를 하나 꺼내 준다.

이건 내가 진짜 좋아해서 마트 갈 때마다

사는 거다. 아이에게

" 아줌마 이거 진짜 좋아하는 건데"

했더니 아이가

" 진짜요?" 한다.

" 응 진짜 좋아해~ 고마워~

진짜 진짜 잘 먹을게~~"

작은 젤리뽀 하나에 아이도 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

낯선 아이의 작은 성의가 나에게도

그 아이에게도 감동이 된 아침이다.

 

알람이 아니었으면 까맣게 잊었을 오늘의 

교통 봉사가 이렇게 기분 좋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