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여사의 일상 과 생각

엄마는 인생이 힘들다고 한다.

민여사 2021. 11. 3. 14:22

나의 친정엄마는 홀어머니와 살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결혼한 언니네 집에 얹혀 

살았다고 한다.

결혼한 언니네 집에 얹혀 사는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여 20살 어린 나이에 아빠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

아빠는 동네에서 작은 사진관을 하셨고 

수입도 일정치 않았지만 아빠는 가부장적인

우리네 아버지상으로 절대 남에게 아쉬운

소리는 못하셨다. 그래서 이 집 저집 돈을 꾸러 

다니는건 엄마의 몫이었다.

작은 사진관도 얼마안가 문을 닫았다.

 

그래도 나는 3남매 중 막내라고 어려운 형편에 

유치원도 보내주시고 나름  힘듦을 많이 모르고

자랐었다. 

그러다 내가 중학교 때쯤 엄마가 장사를 시작

하셨고 차츰 빚도 갚으며 조금씩 가난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엄마가 돈을 벌고 아빠는 쓰기에 바빴다.

겨울이면 장화를 신고 양말을 두껍게 신어도

지하수 물이 얼음장 같아서 엄마는 발이 꽁꽁

얼고 손이 부르트게 일을 해서 돈을 벌었지만

엄마가 힘들게 번 돈에 아빠는 감사할 줄 몰랐다.

부부싸움이라도 하면 아빠의 레파토리는

딱 하나

" 니가 돈 번다고 유세하나 "

" 하늘같은 남편을 뭘로 보고!"

능력없는 자신의 처지를 알고도 모른척 하는 건지

정말 자신의 무능력함을 모르는건지..

 

머리가 굵어지며 아빠에게 대들기도 했었지만

결국 모든게 엄마에게로 돌아갔다.

"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냐"고...

 

장사를 그만둔 후

화병에 화병에 화병이 겹쳐 엄마는 공황장애까지

진단을 받으셨다.

 

엄마는 오늘도 인생이 힘들지만

삼시세끼 집밥을 드시는 아빠를 위해 밥을 하신다.

 

그래도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기냐고....

이렇게 살다 아빠가 가버리면 적적해서 어쩌냐고...

밉지만 그래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엄마 사랑해~막내딸이 엄청 많이 사랑해~~